본문 바로가기

시 계/ Horology

무브먼트의 세계 - ETA movement

  

무브먼트를 개발/제작한다는 일은 기계식 시계의 정확도와 안정성에 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 정밀공학기술력은 물론이고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 필요로 하는 일이다. 2006년을 기점으로 보자면 분명 자사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었다. 

 

과거부터 Manufacturer[각주:1] 로 유명했던 회사로는 브레게, 블랑팡, 파텍필립, 오데마피게, 랑에, 예거, 롤렉스, 바쉐론콘스탄틴 등등 정도라고 한다. 브랜드 이름만 딱 들어도 옛날부터 넘사벽의 가격을 자랑하던 시계들 ㅠㅠ


상기 브랜드를 제외하고  "자사 무브먼트"라는 단어를 쓰는 시계브랜드가 있었다면 거의 대부분 반조립상태의 ETA 에보슈무브먼트를(ebauche movement)를 사서 자기네 입맛에 맞게 개조/변형한 경우라고 보면 된다.  

(IWC의 경우는 에보슈 수정이 매우 뛰어나기로 정평이 자자한 브랜드였다고 함.)


그래서인지 ETA에서 2003년부터는 조립세트공급을 대폭 축소하고 2006년부터는 완제품만 공급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. ETA의 대체품이 없는 상태에서 무브먼트 공급 중단은 숱한 시계 브랜드의 존립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스위스경쟁위원회에서는 2010년까지 점진적으로 공급을 줄이도록 중재를 했다.

 

덕분에 시간을 벌게 된 여러 브랜드들이 자체 무브먼트를 개발하는데 총력을 다했고 지난 3-4년간 자사 무브먼트(혹은 인하우스무브먼트* in-house movement, 직접 무브먼트를 개발제작까지 하는 경우)가 대거 등장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. 

 

 

혹시 우리가 흔히 알던 평균 이상으로 홀라당~ 뛰었다 생각되는 브랜드나 모델이 있다면 (미안하구나 브라이틀링;;) 바로 이 ETA 정책 덕분에 부득불 자사무브먼트를 개발하게 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간 케이스. 아주 간혹은 그렇게 잘 만든 무브먼트도 아닌 주제에 이 시류에 편승해 쓸데없이 가격만 비싸게 받는다 욕먹는 브랜드도 있긴 하지만.


 

아무래도 무브먼트를 직접 개발한다는 것은 시간과 자본이 굉장히 많이 드는 일인지라 덕분에 기계식 시계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역효과가 발생했지만 또한 각 브랜드별 고유 아이덴티티를 더 확고히 하고 기계식 시계시장의 전반적인 기술력의 상향평준화를 가져왔다는 것에는 또한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.

 




  1. 자사 무브먼트를 보유한 시계제조사를 일컫는데, 단순한 Watch Maker와 구분짓기 위함이라 한다. [본문으로]

'시 계/ Horology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Swatch VS Richemont  (0) 2013.05.17
List of Watch Manufacturers (from Wikipedia, 04/26/13)  (0) 2013.04.27
시계에 관한 소소한 궁금증  (0) 2013.04.26
Horology  (0) 2013.01.05