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 글을 쓰는 본인도 30년 최큼 넘게 살면서
평양냉면의 맛을 알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다.
고향이 경상도인고로,
맵고짜고 온갖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져 있다가
서울살이 십수년만에 좀 덜 짜고 덜 자극적인 미각의 디폴트값을 겨우 찾은고로.
게다가 매콤달콤새콤 자극이 넘쳐흐르는 함흥냉면 맛에 길들여진 이내 미각으로는
평양냉면의 국물을 들이킨 그 첫 경험의 순간,
"이 맹맹함은 뭐야!!!!!!!!!!!!!!!!!!!!!!!!"
라며 으레 다들 그러하듯 짜증버럭 화를버럭 냈었다.
그 날도 퇴근길에 온반(국밥같은거) 한 그릇 하러 선릉역 평가옥에 들렀는데
나보다 평양냉면 맛을 먼저 깨달으신 남편님,
그날도 후루룩 짭짭 맛나게 평양냉면을 들이키시는데
"대체 무에 그리 맛나간디~ 나도 한 입 먹어봅세다" 하고 들이키는 순간..
풀때기 반찬 다 필요없고 밥상엔 무조건 고기반찬 하나 이상만 있으면 진수성찬이라는
격한 육식쟁이인 나의 혀끝에 차~악 하고 감기는 담백하고 묘한 고기육수의 맛이란!!!
"세상에 이 맛을 난 왜 이제까지 모르고 살았던가!!!!!!!"
그렇듯 허무하게, 또 갑작스럽게 평양냉면의 세계에 눈을 뜬 것.
서울시내 유명하다는 평양냉면 집은 다 댕겨 봤지만,
육수 맛은 과연 을밀대가 제대로 참맛이로고!!!!
▲ 쨔잔! 오늘의 주인공 평양(물)냉면!
(또 입에 침이 고이네 크~)
▲ 간단한 기본 반찬들.
을밀대 겨자소스가 맛있다는 어느 블로거의 글을 봤는데.
뭐 겨자가 거기서 거기지~ 라고 생각했는데.. 진짜 미묘하게 맛있다!
흥분해서 덥석 넣었다가 코끝 찡~~~ (꾸엑)
김치도 맛남!
▲ 녹두전 한 장 안 먹으면 섭섭하징~
▲ 차림판.
냉면치고는 사실 결코 싸지 않은 가격이긴 하지만;;
한동안 을밀대에 꽂혀서 한 2-3주 연속으로 주말마다 가서 먹었던 것 같으다.
으아~~ 또 먹고 싶어 ㅠㅠ
참, 주문할 때 TIP>
물냉면을 시키면 보통은 살얼음 동동 육수를 주는데
사실 이 얼음이 녹으면서 끝에 가면 더더욱 육수맛이 맹맹해진다.
끝까지 진한 국물맛을 느끼기 위해서는
꼭 주문할 때, 얼음 빼달라고 해야 한다!!!!!
주문할 때 "양 많이요~" 라고 하면
추가금액 없이 처음부터 면을 곱배기마냥 (과장 좀 보태서) 엄청 푸짐하게 주신다.
그리고 겨자는 처음부터 넣으면 평양냉면의 참맛을 느끼기 어렵다.
일단 먼저 디폴트값(?) 그대로의 맛을 즐긴 후에, 겨자를 조금 넣어서 또 다른 풍미를 즐겨보시라!
혹시 녹두전을 먹을거라면 냉면 주문할 때 되도록이면 같이 주문할 것.
동시에 주문하면 애피타이저 마냥 녹두전이 먼저 나오고 녹두전을 반쯤 뜯어먹을라치면 냉면이 짠~ 하고 나온다.
그럼 남은 녹두전과 냉면을 같이 먹는 맛이 또한 별미인데..
냉면 먼저 시켜놓고 아차! 싶어서 몇 분 차이지만 녹두전을 뒤늦게 주문한 적이 있었는데
냉면 다 먹어가도록 녹두전이 안나와서 약간 애매했;;;
녹두전과 냉면을 같이 주문하면 나름 녹두전-냉면 순서에 맞게 음식을 바로 만들어 내어오시는 듯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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